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9.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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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ewardship 작성일19-05-26 13:4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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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9.5.26)

 

 

다음주 고등학교 때 내게 수학을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을 만나러 일산으로 가기로 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선생님이 담임하셨던 반에 한번도 들은 적 없는데, 졸업 후에도 유독 선생님께는 안부가

궁금해 연락도 드렸고, 여유가 있으면 식사도 대접했었다.

문득 내 담임 선생님들을 제치고 왜? 수학 선생님인가 생각한다.

'야! 영춘아 오늘 선생님 숙직이란다.' 요즘 말로 벳프 녀석이 중요한 정보 인냥 조심스레 속삭인다.

수학선생님이 담임하는 반에 있는 녀석이다.

그 시절 선생님들은 돌아가며 숙직을 서던 시절이었다. 아마도 전화가 귀한 시절이었기에

학생이 교외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길라치면 집보다는 전화가 있는 학교로 연락을 했고,

숙직 선생님은 문제를 해결하려 당장에 달려가야 했기에 숙직이란 제도가 있지 않았나 싶다.

선생님의 숙직은 언제나 손꼽던 날이다... 그날이면 특별히 어머니께 부탁드려 전기구이 통닭에

소주를 몇 병쯤 사가지고 숙직실 문을 두드렸다. 벳프 녀석이 그 날은 우리집에서 잘 수 있는 날이다.

주거니 받거니 좁은 숙직실에서 수학문제는 제쳐두고, 정치를 배우고, 사회를 배우고, 인생을 배운다.

얼굴이 빨개져도, 취기가 올라돠 선생님 안전이라 오히려 자세를 바로 잡고, 졸지도 않고 배운다.

수업시간이 그렇게 진지했으면 내 아버지가 업어줬을 텐데.

집으로 돌아가는 새벽 별은 깊고 깊었었다. 증거를 없애기 위해 들고나온 소중병이 품속에서 엿가락 장단소리를 내었다.

취기가 올라 머리가 무거운 건지, 너무 많이 배워 머리가 무거운 건지 분간은 안 가지만 하늘은 맑고 별은 깊었다.

너무 취한 건지, 너무 많이 배운 건지, 함께 걷는 벳프 녀석은 알 수 없는 소리를 또 하고 또 하고 예습 없는 복습만 해댄다.

녀석, 평시에 그렇게 열심히 복습했으면 너네 아버지가 업어서 등교시켰을 테데...

내가 목사 공부한다는 소식에 8대 불가사이라고 의심과 의혹의 농을 주고 받는 친구들에게 버럭 역정을 내셨다고 한다.

"뭐가 불가사이야 이놈들아!! 그 녀석, 그럴 줄 알았다. 나는!! 진작에 알았다. 나는!!"

하나님도 아닌데 어떻게 아셨을까... 그것도 진작에...

다음주에 내 반 담임은 한번도 한적 없는 수학선생님 만나러 일산으로 가기로 했다.

선생님께 정치도 배우고, 사회도 배우고, 인생도 배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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