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8.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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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ewardship 작성일18-02-18 14:5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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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8.2.18)

 

요즘 설빔의 설렘은 없다. 옷 한 벌이 아쉬운 시절은 설이 기다려 졌었다. 설 같은 큰 명절이나 돼야 옷 한 벌 얻어 입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설을 기다리는지? 설빔을 기다리는지? 알 수 없지만 어찌 되었건 설은 기다려지는 명절이었다. 설빔을 손꼽는 나이가 지나서 인지, 요즘은 설을 기다리던 내 어릴 적 설렘은 찾아 볼 수 없다. 이 번 설도 연휴가 몇 날 인가를 알기 위해 달력을 봤을 뿐 정작 명절 당일은 관심에도 없었다.

 

몇 살 때였나? 기억도 세월에 묻혀버린 그때, 어느 날, 내 부모를 따라 창경원?에서 있었던 박람회를 따라간 적이 있다. 신이 나 한참을 가다 내 부모가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닫고 울음을 터트렸는데 바로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울음을 멈췄던 기억이 있다. 몇 발짝 앞서다 보니 바로 뒤에 있는 내 부모를 보지 못하고 절망했던 것이다. 곁에 있어도 보이지 않으면 절망하던 부모의 모습이, 내가 부모가 되어서 인지 몇 날을 보지 않아도 그 어떤 감정도 없이 무감각해져 버렸다.

 

점심으로 간단하게 라면이나 먹자고 했다. 이내 아내는 만두까지 넣어 끓여 내 왔다. 한참을 맛나게 먹고 있는데 아내는 웬걸 근래 있었던 섭섭함을 토로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의 생일도 이제 좀 챙겨 달라 한다. 대꾸하면 안 되는 불리한 상황인 줄 알면서 내 생일도 모르는 사람한테그러자 그러니까 당신은 내가 챙겨 주잖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미친척하고 라면이나 먹을 수밖에침묵의 어색함을 아 잘 알 먹었다.” 한 마디로 털어 버렸다. 뒤통수의 서늘함이 개운치 않다.

 

요즘 세상은 아쉬울 것이 없는 세상이다. 일본에서 막 유학생활을 시작할 무렵 냉장고며 가전제품들을 주워다 쓸 때 쓸만한데 왜 버리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풍요로움보다는 허세와 방종으로 느낀 적이 있다.

 

아쉬울 것이 없다그래 허세와 방종아니라. ‘넉넉함이었으면 좋겠다. 나의 생각이 삶이 후회 없는 넉넉함이었으면 참 좋겠다. ‘과유불급이 아니라 다다익선이었으면 좋겠다. 설빔이 손꼽아졌으면 좋겠고, 기억도 묻혀버린 그때의 절망감이 살아났으면 좋겠고, 내 아내의 생일이 일 년에 여섯 번이었으면 좋겠다.

 

그래 그랬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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