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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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9-27 14:3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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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8.20)

​너무 당당하다. 너무도 당당하게 나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요구한다.


내가 녀석에게 지은 죄라면 녀석을 낳아준 죄 밖에 없는 것 같은데 너무 당당해서 마치 내가 녀석에게 큰 죄를 지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도대체 이 녀석은 무엇을 근거로 모든 요구에 이토록 당당할 수 있을까? 책을 한 권 읽어도 반드시 나에게 반대 급부를 요구한다. 내 돈으로 사준 옷인데도 녀석이 마음에 안 든다고, 그래서 그것 한 번 입어주는데 또 무엇인가를 요구한다. 심지어 제 입으로 들어가는 밥 한 그릇 다 먹는 것도 마치 내 입에 넣어주는 것처럼 또 다시 무엇인가를 요구한다. 녀석의 요구에는 늘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다. 말 그대로 채권자의 그것처럼 당당하다. 이제 나도 습관이 돼서 녀석의 요구는 다 들어 줘야만 할 것 같다.


문득 생각이 난다. 그래 나도 내 부모에게 그러했던 것 같다. 나도 내 부모에게 너무도 당당하게 요구했던 것 같다. 아니 어떤 때는 ‘이럴 거면 왜 나를 낳았냐고’ 악을 썼던 기억도 있다. 맞다 악을 썼던 그 때의 내 논리라면 녀석을 낳은 내 죄는 분명 크다. 내 부모가 내게는 마치 죄인으로 느껴졌던 것처럼, 지금 녀석에게는 내가 큰 죄인이다. 나는 무엇을 근거로 내 부모에게 그토록 당당했었던 것일까? 내가 내 자식에게 갖고 있는 감정대로라면 내 부모에게 당당할 수 있는 그 어떤 근거나 이유도 없다. 단지 억지였고 뻔뻔함이었다. 그런데도 내 부모는 묵묵히 그러려니 받아줬던 것 같다. 인과응보인가 보다.


가만히 무릎을 끓는다. 그리고 기도한다. 그래도 기도하는 목사라고 자타가 인정하지 않은가(어떤 때는 가책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리고 등골에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목이 터져라 기도한다. 이제 목이 아파 와 잠시, 조용히, 조금 전 기도들을 묵상 할 때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다. ‘나는 지금 무엇을 근거로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가?’ 마치 내가 내 부모에게 요구했던 것처럼 이제는 하나님께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그리고 너무도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렸을 때 내 부모에게 했던 것처럼 이유를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들어 줘야 한다고 억지스럽고 뻔뻔하게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이 마치 내게 큰 죄를 지은 것처럼, 채권자처럼 달라고 하고 있지 않은가. 도대체 이 억지는 어디서 나오는 방자함인가?


녀석이 들을까 두렵다. 아니 녀석이 따라 할까 무섭다.


하나님이 묵묵히 들어주셨으니 망정이다.


듣고만 계셨으니 망정이다. 그러게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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