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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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9-26 15:1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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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4.23)

​지금도 정확히 기억이 난다. 부모님을 따라 다니던 서울 논현동의 강남성결교회 지하 기도실.
그리 넓지 않은 온돌방 벽 쪽으로 대 여섯 개의 개인 기도실이 있었다.
한 평이 채 못 되는 기도실 내부는 아무런 장식이 없었고 벽은 스치로폰으로 되어있었다.
그 안이 참 따뜻했다는 기억은 오히려 어렴풋하다.

스물 한 살 겨울이었던 것 같다.

아주 가끔 하던 버릇대로 그날도 술이 취해 밤새도록 교회 개인기도실에서

하나님께 술주정하고 새벽이 되어서야 나오는데 길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있었다.
그 눈길이 왜 그리도 아름답던지 이유 모르는 눈물을 흘렸었다.

내 주정을 들어주신 증거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바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오늘 하나님께 맞아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왜 그런 버릇이 생겼었는지 그 때나 지금이나 그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목사가 되고 가끔 떼를 쓰고 싶을 때가 있다.

중보는 다 들어 주시면서 정작 내 간구는 안 들어 주실 때가 그 때이다.

어떤 때는 정말 떼를 써서 억지를 부릴 때도 있다.
그래도 묵묵부답, 목만 아프고 목은 쉬어 기도했다는 생색만 난다.
그리고 그럴 때 마다 따라다니는 생각이 있다.
“네 중보는 마땅한 것을 한 것이다.”
‘그럼 내 간구는 뭡니까.’ 또 다시 묵묵부답. “마땅하다”는 생각을 애써 외면한다.
그리고 모질게 마음 먹어 본다. ‘죽고 살기로 해 볼까?’

요즘 왜 강남성결교회 개인기도실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벌써 삼 십 여 년이 지난 일인데… 
그리고 그 때 하나님께 어떤 주정을 부렸는지도 생각해 본다.

누워서 천정을 향해 소리지른 것만 생각난다.
신앙을 몰랐던 내게 하나님에 대한 존재만은 알려주셨던 것 같다.
또 새벽 눈 덮힌 하얀 언덕길이 생각난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눈물의 짠 맛도 생각난다.
그리고 더 선명하게 생각이 난다. ‘오늘 하나님께 맞아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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