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2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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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효정 작성일20-05-31 12:4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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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전문점
삼겹살
전문점을 운영한 적이 있다.
상당한
규모의 식당으로 그 일대에서는 그 정도 규모를 찾기 힘들 정도의 식당이었다.
건물 역시 처음부터 삼겹살 전문점을 할 요량으로 지었기 때문에 8m를 훨씬 넘는 상당히 높은 천고로 고기 굽는 연기나 흔한 연통도 없는
식당이었다.
고기는
원산지 제주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특별한 고기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비행기로 공수해 가져왔다.
삼겹살 한 판의 크기로 7kg 정도가 가장 육질이 좋다 하여 언제나 그 같은 크기를 고집했고, 3평 조금 넘는 숙성실에서 최소 3일에서 7일은 숙성
을 해야지만 상품으로 내 놓을 수 있게 했다.
고기는 서로 겹치면 색깔이 변한기 때문에 삼겹살 한 판이 들어갈 수 있는 소쿠리를 준비해 겹치지 않도록 지그재그로 선반에 쌓게 했고 사람
의 체온에도 고기가
변할 수 있다 하여 장갑을 끼지 않으면 만지지 못하게 했다.
생고기는 육절기로 썰면 맛이 변한다 했다 그래서 언제나, 아무리 바빠도 사람이 직접 써는 것이 원칙이었다. 두께는 10mm
로 불시에 계측해도 자로 잰듯한 두께여야 했다.
고기를
미리 썰어 두지도 못하게 했다. 2시간 전까지는 허락했지만 왠만하면 주문과 동시에 썰게 했다.
고기를 굽는 것 역시 숯불은 안된다고 했다. 왜냐하면 숯불의 불 맛이 질 좋은 고기 본래의 맛을 헤치기 때문이다. 고기는 돌 판에 구워야 제 맛,
좋은 고기 본래의 맛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장수까지 가서 하나에 10kg이 넘는 곱돌 판을 주문 제작해서 쓰게 했다.
좋은 소문도 무성해졌다. 단골도 꽤 많이 생겼다. 부탁한 적도 없는데 인터넷에 맛집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식당을 처음 한다는 식당 주인이
안쓰러웠는지 한 사람, 두 사람 조언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애정어린
조언에 적극 반영하는 것이 그들에 대한 도리라 생각해서 가능하면 다 들어주려 했다.
어느 날
한가한 시간에 전체적인 점검도 할 요량으로 메뉴판을 보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사실을 발견했다.
삼겹살
전문점이 어느새 Food Court가 되어있었다.
애정어린
조언을 일일이 들어주다 보니 이미 전문점이 아니었다.
삼겹살을
위주로 파는 일반 한식당이 되어있었다.
전문가의
전문성을 고집하는 전문점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반 한식당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다시 전문점으로
돌아가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물질을 치르지 않으면 안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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