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20.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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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효정 작성일20-05-17 13:21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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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한 두려움
추억은 흐려지고 지워지는 것인데 그리움이란 지워지지 않는 것이다.
그리움이란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묻혀있을 뿐이다. 그러다 한 순간 걷혀지면 지금껏 숨겨졌던 안타까움에 온통 되살아나는 것이다.
추억은 아쉬움에 후회를 주는데, 그리움은 아픔에 상처를 준다.
추억은 아련한 기억에의 여행을 시작하는데, 그리움은 한사코 한사코 그 자리에 머물게 한다.
어머니가 소천 받은지 백일이 되는 날이다.
어머니의 죽음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장례를 치렀기에 당신의 죽음이 사실로 인정 될 뿐이다. 그저 인정할 뿐이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아내는 천국의 소망이 있기 때문일 거라는 해석을 내 놓는다.
그렇기도 하겠다 싶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닌 것 같다.
생각 없는 탁자 위의 흑백사진에서 문득 어머니의 부재를 실감한다.
그리움은 묻혀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움을 덮어 둔 시간을 걷어내면 한 순간 그리움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모조리 경험한 세상일에, 모진 것이 그리움이다.
엄동설한 칼 바람 처럼 날카롭게 파고들고, 휘몰아치는 마파람 처럼 온몸을 덮친다.
예감한 두려움에 덮어두고 덮어두고 꽁꽁 덮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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