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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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9-26 10:5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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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1.08)

 


약 두 달 전 쯤의 일이다.
내 목회에 있어 소중한 동역자 한 분이 왠지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건넸다.
“목사님 오해하지 말고 들어주세요” 그 얼굴에 왠지 송구스러운 듯한 표정마저 보였다.
‘이 분이 무슨 일이 있나?’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도 놀랄 정도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머뭇거리다 이어지는 그 분의 말은 “목사님, 사실은 남편이 사놓고 거의 입지 않은 양복들이 몇 벌 있는데 괜찮으시면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시겠어요?”

그리고 말 끝을 흐린다. “거의 새 옷이나 다름 없는 거라서…”
그렇다. 사주지 못해서 미안해했고, 새 옷이 아니라 송구해 하는 것 같았다.
(이럴 때 상대가 더 미안해 하지 않게 하려면 yes 또는 no를 빨리 표현해야 한다.)
“아, 그럼요 권사님. 좋고, 감사하죠. 염려하지 말고 주세요.”
그제서야 그 분의 얼굴에 안도의 모습이 보인다.
내 마음도 왠지 모를 안도감이 생긴다.

 

얼마 전 출가한 큰 딸 녀석이 내가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신다고 “아빠는 너무 사치스러워.”라고 일침을 놓는다.
순간 스타벅스 커피 한 두 잔이 내게 사치스러운 일인가? 그리고 그 생각에 이어 엄습하는 상실감과 자괴감은 무엇일까?
그래 나도 내 몸뚱이에 명품쯤은 쉽게 감았던 멋쟁이? 였다.
최고급 위스키의 등급을 맞출 정도의 호사도 누렸던 내 입이 아닌가.
“야! 네 아빠가 하루 커피 한 두 잔 마시는 게 네 눈에는 사치로 보이냐?”

 

달 포전 “좋은 것 새로 사드려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좋은 거 주고도 미안해하는 남편 집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양복이며 코트를 한 보따리 챙겨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계속 내 머리 속에 반복되는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다.
‘이 옷을 볼 때 나를 생각해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내가 뭐라고 이 분들은 집에서도 나를 생각했을까?’
아! 내가 오히려 미안하고 송구하다.
어떤 명품보다 멋지게 입어야겠다.

 

그래 딸년은 내가 검소한 목사였으면 좋은가 보다.
옛날의 아빠가 아니라.
겸손하고 검소한 목사의 모습이 더 보고픈가 보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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