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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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9-26 11:5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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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3.05)

 

 

장가가라 이제
막내 녀석이 초등학교를 입학했다.
늦게 주신 녀석이라 버릇 없이 자라지는 않나 조심스러운 녀석인데 벌써 1학년이란다.
아빠가 목사라는 것에 이유 없는 자긍심을 갖는 녀석이다.   녀석이 3살 때였나?
뒤따르는 차가 경적을 울린다고 차창을 열고 “우리 아빠가 목사님인데 왜 경적을 울리냐”고 큰 소리로 따지던 녀석이다

(목사차에 경적을 울리면 안 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아빠는 함께 놀아주지도 않고 항상 설교 준비만 한다”고 “자기는 절대 목사 안 한다”고 나름대로 이유 있는, 타당한 반항을 하는 녀석이다.
첫 등교를 학교 앞까지 함께 하면서 총총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사라지는 녀석의 뒷 모습에 언제냐 싶게 ‘많이 컸구나’ 생각한다.
 
가끔 아무 쓸모 없는 계산 하는 습관이 생겼다.
‘아들 놈이 장가를 서른 살에 간다면 나는 몇 살인가?’ 계산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는 이내 ‘아이고 너무 많다, 꼬부랑 할배다’, 그리고 더 몰입한 결과 ‘안되겠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바로 장가 보내야 겠다’.고 이미 결정지어 버렸다.

그래서 벌써부터 ‘며느리감 찾아야 겠다’는 의미 없는 조급함도 생겼다.

본인 의사와는 상관 없이 이미 결정지어 버렸다.
아들 놈이. “그런걸 왜 아빠 마음대로 결정해 내 마음도 있는 거야” 따지고 든다.
‘야 임마 너 장가 가는 것이 어디 가는 건지 알기나 하고 따지냐?’
핏대를 올리며 따지는 아들 놈을 보며 ‘많이 컸구나’ 생각한다.

 

이제껏 월삭이며, 이른 새벽, 늦은 저녁 교회 행사가 있을 때면 혼자 둘 수 없어 항상 데리고 다니던

막내 아들이 요즘 사순절 특새 기간 중에는 혼자 두고 갈 수 있게 되었다.
“엄마, 아빠 없어도 안 무섭겠어?” “괜찮다니까 자꾸 물어보지 말라니까”

오히려 역정을 내는 통에 더 이상 확인 할 수도 없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엔 ‘괜찮을까? 새벽에 혼자 깨서 아무도 없으면 놀래지는 않을까?

갑자기 무서워지면 그 땐 방법이 없는데?’
아무 문제 없다는 막내 아들을 보며 온갖 예측을 미리한다.
새벽,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잠그고 바쁜 걸음을 재촉해 차에 오른다.
그리고 사거리 신호에 멈춰 서서야 생각한다.
‘많이 컸구나 내 막내 아들이’
이제 장가 보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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