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8.06)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9-27 14:30 댓글0건

본문

​​​송영춘목사님 로뎀나무칼럼(2017.08.06)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말이 있다.


나는 선의를 가지고 상대를 대했는데 상대가 그 마음을 몰라주거나 그 마음을 역으로 이용했다고 느낄 때 하는 말이다. 그래서 ‘이럴 줄 몰랐다’, ‘당했다’, ‘뒤통수 맞았다’와 함께 쓰이는 것 같다. 때로는 사람들의 마음이 다 같지 않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세상을 살다 보면 ‘아, 정말 내 마음 같지 않다’는 탄식이 절로 나올 때가 있다. 그런데 이 말은 거의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고, 내가 상대보다 도덕적으로 낫고 선하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러니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좋은 사람? 착한 사람? 이라는 거다. 과연 어디에 기준을 두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화자가 말하는 상대보다는 그렇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미 오래 전, 흔히 말하는 ‘세상’을 살 때의 일이다. 나보다 손위가 되는 친지가 조그마한 가게를 연다고 해서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건축 디자인이니까 재능기부하자는 의미에서 직접 디자인했다. 또 아는 시공업자들을 불러 재료비와 인건비만을 받게 하고 가게를 만들었다. 일정이 빠듯해 서울 강남 친지의 집에서 기거하며 공사현장을 감독했다. 공사가 막바지에 이른 어느 늦은 밤, 자리에 누운 내 귀가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들어버렸다. “저렇게 헌신적으로 내 일처럼 해주는 것 보니까. 참 고맙다. 그치?” 그의 아내의 말에 “에이 공짜가 어디 있어. 알게 모르게 남는 게 있으니까 해주는 거지.” 나도 안다. 그 친지는 일생을 살면서 남의 일을 절대 공짜로 해준 적이 없는 사람이란 것을…


보기 좋게 공사가 끝났다. 감사의 의미로 가족들과 멋진 저녁을 사겠다는 친지에게 그냥 포장마차에서 가볍게 소주나 한잔하자고 사양했다. 기울이던 소주잔에 취기가 돌았다. 취기가 돌자 ‘내 귀가 듣지 말아야 할 소리’가 자꾸 마음에 맴돌았다. 그리고 결국 하지 말아야 할 소리를 하고 말았다. “야 이 XXX야. 세상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니가 그렇게 사니까 세상에 다 그런 사람만 있는 줄 알아! XX같은 XX! 앞으로 연락하지 말고 살자!” 손위 친지에게 하지 말아야 할 소리, 삭혀버려야 할 소리를 하고야 말았다.


우리는 한계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 한계 중에 대표적인 것 하나가 모든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내가 아는 범위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생각하지도 못하는 일들을 상대가 하는 것을 보면 도무지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아니, 이해하지 못한다. 내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고 내 것만 주장한다. 내 것만을 주장하다 보니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말에 “나보다 못한 사람은 없다”는 생각을 하면... 상대를 폄하하는 뜻으로 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높이는 뜻으로 사용하면… 그래서 “내 마음이 당신의 마음보다 못하다”는 뜻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멘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아멘교회    담임목사명 : 송영춘    대표번호: 031-548-0175

교회주소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5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