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9.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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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최근에 알게 된 이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자연스럽게 알기 전까지 일부러

내가 목사인 것을 밝히지 않기로 한 사귐이었다.

식사가 끝날 무렵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날 만난 사람들이 모두 신앙생활을 하는 것 아닌가…

​왠지는 알 수 없지만 흐뭇했다.

식사를 마치고 말없이 있는 나에게 옆에 있던 한 사람이 내게 성경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의 기사였다. 그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주기로 작정했다.

​몹쓸 장난기도 발동했다. ‘이 사람이 내가 목사인 것을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ㅋㅋ’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일행 중 내가 목사일 것을 아는 한 사람이 농담처럼 건넨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데 우스워서 혼났습니다.”

순간 ‘하나님 앞에서 나도 매일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간다.

이제부터 나도 표정관리 잘 해야겠다…

요즘도 아들 녀석은 내게 지침 없이 자신의 탐욕을 채워줄 것을 당연한 듯 요구한다.

전부 치부책에 기록해뒀다 철든 녀석에게 보여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때 내 치부책을 보면 녀석은 어떤 말을 할까?? ‘잘해줘서 고맙다’고 할까?? 아니면 ‘그래도 모자랐다’고 할까??

이제 나이 드신 내 아버지께 나도 요구할 수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내가 채워드려야 할 것만 남아있다.

​이런 입장의 정리가 언제부터였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래 채워줄 수 있을 때가 좋은 때구나.. 당장에 치부책을 찢어 버려야겠다.

아들 녀석의 기도는 오늘도 여전하다. ‘하나님 우리 아빠가 내가 원하는 것 다 사줄 수 있게 해주세요’ 그 소리가 새삼 감사하다…

그래도 녀석 앞에서는 표정관리 잘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