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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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ewardship 작성일18-06-02 16:0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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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8.6.3)
말이 많아지면..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진다’고들 한다.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처럼 들린다. 그게 사실이라면, 말이 많아지는 것은 노화현상 중 하나다.
그런데 ‘말 많은 것 보니까 나이 들었나 보다’ 하면 ‘늙음의 증거가 말이 많은 것’처럼 들린다. 그럼 역시 말을 많이 하면 안 될 것 같다. 젊게 보이려면 입을 다물어야 하나?
말이 많은 것은 그나마 기운이 남아 있는 경우다. 추억도 있고 기운도 아직 있으니 말이 많은 것이다. 기억과 기운이 남아있어 돌이키고 싶어 하는 저항의 몸짓이다.
어떻게 보면 저항의 몸짓만, 약간의 기운만, 그리고 추억만 있을 뿐이지 돌이킬 수 없다는 아쉬움이, 그 현실이 말을 많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아버지가 말이 없다. 원래 말수가 적은 양반이지만 기척도 못 느낄 정도로 말수가 적어졌다.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도, 추억을 붙잡을 기운도 떨어지면, 그마저도 다 소비하고 나면 오히려 말이 적어지는 것일까. 듣기 싫던 잔소리가 아쉽다…
아버지는 말수가 적어져 가는데, 내가 말이 많아지고 있다. 아버지가 왔던 길을 내가 가고 있나 보다. 오늘 아침 나를 물끄러미 보던 아버지가 오랜만에 한 마디 건네신다.
“애비가 나를 참 많이 닮았구나…” 말수가 적어진 내 아버지가, 내 평생에 처음 듣는 소리를 한다. 참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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