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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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ewardship 작성일18-05-05 16:2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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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8.4.29) 

 

야곱의 절름 걸음을 생각해 본다.

 

한 걸음 한 걸음 내 디딜 때 마다 밀려오는 엄청난 고통은, 입을 막아도 밀치고 나오는 신음이 대변하고 있은 듯 하다. 그러나 잠시 후 있을 형 에서와의 대면은 오히려 고관절에서 온몸으로 느껴지는 고통이 별개로 생각될 정도로 두렵고 떨렸을 것이다. 얍복강에서의 아침은 인간 야곱에는 영원히 잊지 못할 두려움과 고통과 설음과 외로움이 뒤섞인 처절함이었을 것이다. 만감이 복잡하게 뒤섞였을 것이다.

 

야곱은 조금 전 밤새도록 함께 씨름을 겨룬 사람을 생각해 본다. 어디선가 본듯한 그는 자신의 직감으로 봤을 때 범상치 않은 존재이다. 오래전 고향을 떠날 때도 지금과 같은 절망감에 위기를 느꼈을 때 자신에게 앞날의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그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자신의 직감을 믿기로 했다. 직감 하나로 타향에서 이 많은 것을 이룬 자신 아닌가.

 

야곱은 지난밤 겨룬 씨름에서 어느 순간인가 자신이 고향을 떠나올 때 하나님이 하신 약속이 생각났다. 왜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불현듯 생각난 것이다. 그 내용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약속이 생각나자 자신과 겨루고 있는 사람이 어쩐 일인지 낯설지가 않았다. 친근감을 갖는 한순간 강한 충격과 함께 한쪽 다리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분명히 겨루기는 이기고 있었는데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다. 벧엘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느라 잠시 틈을 준 사이에 벌어진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야곱은 그의 직감을 실행에 옮긴다. 이 아픔이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면, 그리고 낯설지 않은 이 사람에 대한 자신의 직감이 맞는다면 분명히 손해 볼 일은 아니다. “나를 축복하라 그전에는 절대 보내주지 않겠다. 죽으면 죽었지 절대 그냥 보내지는 않겠다.” 잠시 생각한 그 사람은 야곱의 이름을 고백하게 했다. 그 뜻이 별로 달갑지 않은 이름이 아닌가? “왜요? 찬탈자란 뜻의 야곱이요그 대답에 아니다! 이제부터는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라는 뜻의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다!” 힘이 빠져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한 쪽 다리를 끌며 야곱은 생각한다. “이제 이곳의 이름을 하나님을 만나 보았으나 죽지 않고 축복을 받았다는 의미로 브이엘이라고 해야 겠다.”

 

얍복강가의 일출은 여느 때와 같은데 자신의 처지는 전혀 다르다. 온 육신이 만신창이가 되어있다. 그리고 아직 에서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그러나 왠지 의미를 알 수 없는 뭉클함과 근거를 알 수 없는 이전에는 없었던 용기가 강물줄기 처럼 가슴에 밀려들어온다. 순간 어렴풋한 약속이 명확하게 생각났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일출의 광경을 눈을 들어 보며 야곱은 생각한다. “이제 보니 전혀 다른 일출이구나, 전혀 다르구나..’ 야곱에게 온 세상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하는 일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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