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7.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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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ewardship 작성일17-12-30 15:15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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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17.12.31)

아빠는 참 착하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게임기를 만지작거리면서, 이제 만으로 72개월 된 아들 녀석의 말이다. “?”라고 물어 봤다. “아빠가 생각했는데 하나님이 생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니까 착한 거지~.” 조금 전 아내와의 대화를 엿들은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이 지혜를 주셔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아내에게 한 말을 들었던 것이다. 순간 아빠의 그런 말을 듣고 착하다고 판단 한 녀석의 생각이 기특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인간의 악함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또 자연스럽게 우리의 판단을 흐리는가!’ 생각에 기쁨이 이내 사그라졌다. 아들 녀석의 판단은 아빠의 생각은 아빠 것인데 그것을 하나님의 공으로 돌렸다라는 생각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사건 이후 인간에게는 라는 자의식이 생겨났다. 그 전까지는 하나님만 보았고, 하나님만 생각했고, 하나님만이 절대 기준이었다. 그러나 선악과를 먹은 후에 라는 존재를 보게 되었고, ‘를 생각하게 되었고, ‘라는 가치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선악과를 먹은 후에 그들을 찾은 하나님 앞에서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라고 대답한 것이다. 이제 모든 판단의 기준이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 앞에 죄고, 악이었다. 아들 녀석의 판단 역시 생각은 내 것이라는 기준이 이미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죄인인줄 몰랐는데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 철저한 죄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죄인인줄 몰랐던 내가 죄인인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 때부터 거의 모든 일에 하나님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고 그 생각으로 내 생각을 대입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신앙을 내가 가지고 있던 나의 관점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게 되는 것, 그리고 바라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니 죄는 물론이고 약하고 어리석고 부족하고 가식적인 스스로의 모습을 알게 된다. 자가당착(自家撞着)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것이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내 서재에 있는 물건들이 한 순간 없어지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필요해서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흔적조차 없다. ‘옛날에는 술 때문에 정신은 잃었어도 내 물건만큼은 절대 잃어버린 일이 없었는데 이상하다? 나이 탓인가?’ 포기해버리고 만다. 그리고는 정말 나이 탓인지 찾았던 그 물건을 어디에 쓰려고 찾았는지조차 송두리째 잊어버린다. 얼마 전의 일이다. 30년을 넘게 가지고 있었던 고가의 만년필이 아들 녀석의 손에 들려 있었다. 녀석의 손에 가면 어떤 물건이라도 공작의 희생제물이 되고 마는데, 내 만년필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게 발견되었다. 순간 화가 나서 . 너 아빠 만년필 왜 가지고 있어?” 녀석에게 따졌다. “~~. 아빠꺼는 다 내꺼라며~.” 그래, 녀석에게 말 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내 것을 제 것으로 알고 사는 녀석이다. 서재에서 없어지는 거의 모든 것이 녀석의 책상 서랍이나 공작물의 재료로 발견되곤 한다. 이미 그렇게 말한 터이니 더 이상 반론은 없다. “그래도 이건 안돼. 그리고 말하고 가져가.” 이유 없이 공손해지면서 생각한다.

그래 내꺼 다 니꺼 해라. 그래야 나처럼 시행착오 안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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