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춘목사님의 로뎀나무칼럼(202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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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형종 목사 작성일20-03-01 12:01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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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외국어가 겨우 일본어다. 이럴 줄 알았다면 미국이나 유럽 쪽으로 유학을 갔어야 했다. 그랬으면 영어나 프랑스어 쯤은 남았을 것 아닌가.. 그나마 이것마저도 잊어버릴까 봐, 아니 아직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가끔 내용에 상관 없이 일본 영화를 볼 때가 있는데 며칠 전에는 ‘행복한 사전’이라는, 일본어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봤었다. 거기서 우리나라에서는 잘 쓰지 않는 단어인데 戀(고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재미있다. (‘연애’라고 쓸 때 사용하는 한자어 ‘연’자를 일본어에서는 독립적으로 쓸 때가 있다.)
戀(고이 : 사랑) 어떤 사람이 좋아지게 되어 자나 깨나 그 사람 생각이 떠나지 않고,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게 되며 몸부림 치게 되는 마음의 상태. 이루어지게 되면 하늘에라도 오를 것 같은 기분이 되는 것… 참 재미있는 풀이였다. 그러나 이 단어는 愛(아이 : 사랑)에 비하면 사뭇 그 뜻이 가볍고, 마음, 정신적인 것 보다는 육체적인 사랑의 느낌을 갖게 하는 단어다. 그리고 정의 대로라면 이루어지고 난 후에는 더 이상 간직할 수 없는 감정인가 싶어 이루어 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며칠 전 새벽 기도회를 마치고 아내와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의 일이다. 새삼스럽다 싶게 아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곱구나’ 생각했다. 그리고는 생각한다. 왜 ‘예쁘다’는 감정보다 ‘곱다’는 감정을 가졌을까. 집으로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 봤다. ‘예쁘다’와 ‘곱다’의 감정의 차이는 무엇일까? 있다면 어떤 것일까?
‘예쁘다’라는 감정은 눈으로 보기에 좋은 것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기에 조금은 감각적인 자극을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더구나 화려할지는 모르지만 어쩐지 기한이 정해져 짧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소유욕도 작용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어 기준이 모호하다.‘예쁘다’는 진심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말이지 싶다.
‘곱다’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곱다’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화를 말하는 것 같다. 눈으로 만족하기 보다는 머리와 마음으로 느끼는 것. 그리고 모양새도, 생김새도, 자태도 어우러지는 것 같다.
‘곱다’라는 마음은 오래 둘 수록 더 아름다울 것 같다. 그러기에 숙성이 필요할 것 같다. 즉흥적이지 않아 항상 머물러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곱다’는 말하면 아까워 비밀로 숨겨두고 싶을 것 같다. ‘곱다’는 하나 하나가 소중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곱다’는 그 ‘고움’을 베풀어 줘서 고맙다는 감정이 소중하게 감춰있는 것 같다.
‘그래 참 곱구나’
170611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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