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 창세기 41장 46~57절

제목 : 하늘 아버지라 함은?

서양철학에서는 신이 세상과 구별되어있기 때문에 세상과 간섭을 주고받지 않는다고 여겼다. 더불어 인간은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며 결과 또한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믿었다. 반면, 기독교의 신은 이 세상이 신이 만들었을 때의 의도대로 보존되기 원하고, 그것을 위해 개입·간섭한다. 즉, 하나님의 의도대로 보존하기 위해 인간을 만드셨고, 인간의 일에 개입·간섭하기 원하신다. 이것을 ‘섭리’라고 한다. 또 성경에서 자주 말하는 ‘선’이라는 말이 있다(딤전 4:4). 하나님의 선은 윤리적, 도덕적인 개념의 선이 아니다. 성경의 원어인 히브리식 선의 이해는 ‘하나님이 의도한 제구실을 잘하는 것, 맡은 바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세상을 선하게 창조하셨다는 말은 세상이 그 의도대로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드셨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즉, 앞의 ‘섭리’와 종합해보면 ‘하나님은 선을 위해 섭리하신다.’고 할 수 있다.

오늘 본문에서도 하나님의 섭리를 찾을 수 있다. 요셉은 두 아들의 이름을 통해 삶의 모든 사사로운 일까지도 하나님이 섭리하셨다고 고백한다. 또한 7년의 풍년과 흉년(47, 54절)도 저절로 일어난 일이 아니다. 그 증거로 54절에 ‘요셉의 말과 같이’;바로의 꿈, 술 관원장이 요셉을 바로에게 추천, 꿈을 해석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신 것 모두 하나님이 섭리하셨다. 그렇다면 보디발의 아내가 유혹, 모함한 것도 하나님의 섭리로 봐야 할까?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악 때문이다. 창 39:6을 통해 요셉의 아름다움 때문에 보디발의 아내가 유혹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인간이 일으킨 악의 결과-요셉이 옥에 갇혔을 때, 하나님의 섭리가 나타난다(39:20b-21).

하나님의 섭리는 일반 섭리와 특별 섭리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자연의 질서, 운행 법칙과 같은 것을 일반 섭리라 하고, 개인이나 집단에 하나님의 의도대로 역사하신 것을 특별 섭리라고 한다. 섭리의 하나님은 최선의 결과를 위해 모든 것을 사용하신다(고전 1:27-28). 즉, 하나님의 능력은 세상의 질서를 거스르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역사, 섭리를 원한다면 수단과 방법, 조건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의지와 의도에만 집중하면 된다. 옥에 갇힌 요셉은 형통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바로의 측근을 만나게 되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섭리는 최악이라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절호의 기회로 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나님의 섭리를 알아볼 수 있을까? 본문의 요셉처럼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면 하나님의 섭리가 분명하게 보여진다.

신앙은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인으로 믿고, 어떤 상황에서도 구주로 믿는 것이며, 내 죄를 대속하신 주님과 함께 언제나 자유로울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예수님은 창조주 하나님을 아버지, 예수님 자신을 형제이자 친구, 성령 하나님을 인도하시는 분이라고 가르치셨다. 이 모두가 인격의 하나님이다. 요셉에게 섭리하기 위해서, 아브라함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자연의 질서까지도 조절하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섭리하고 인도하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으실 하나님이다. 그 하나님을 믿을 때,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은 우리 인생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실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멘으로 따라가고, 그 사랑에 감사의 고백을 하는 것 밖에 없다.